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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20-03-02 22:48:28, Hit : 144)
<일신우일신>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스승예수 제자 수녀회 미사

<사순 제1주간 화요일>

(INTRO)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산다.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심정입니다.
빵을 먹기 위해 평생을 쫓아다닌 이들이
어이 하느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을 구할 수 있겠으며,
내 뜻 하나 이루겠다고 한평생 모래처럼 살아온 인생들이
어이 하느님 뜻이 무엇인지 새길 수나 있으리오만.
우리라도 이리 모여 미사하는 까닭은,
내 뜻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
그것을 알아들은 우리만이라도 이루겠노라,
결연할 수 있기를 청하며, 침묵으로 이 미사를 준비합시다.

(강론)

<일신우일신>

가능한 사는 것을 가볍게 해야지,
이사 다닐 때마다 늘어나는 책을 이제는 처분하고 싶었던 동료 사제는
책장에서 꼭 필요한 책만 골라내기 시작했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래서 필요하고 저 책은 저래서 필요하고...
짐을 싸기는커녕, 결국 책장에서 박스로, 고스란히 위치이동만 되더라는 거지요.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그 사제는 박스에 담긴 책을 모조리 사제관 밖으로 던져버렸답니다.
그러니 보이더랍니다. 진짜 가져가야 할 것, 딱 세 권이 눈에 들어오더랍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다 신자들에게 주고 떠났다, 합니다.

일이 산적해가고 머리가 복잡해질수록, 해법은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일은 하나 이나, 그 속에 감추어진 계산과 복심과 관계가 복잡할 뿐입니다.
그때에는 반드시 이루어야 할, 하나만 쥐면 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버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우리들은 만능 엔터테이너들이 아닙니다. 그렇게 양육되지 않았고 그렇게 교육받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몰입에 더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이 난국 속에서도 우리는 결국 단 하루만을 살 뿐이고,
지금도 우리는 단 한 사람만을 상대할 뿐입니다.

따지고보면, 어짜피 내 뜻대로 안될 인간들이고,
내가 아무리 용 써봐야 꼼짝 않을 종자들입니다.
그들 때문에, 계산이 복잡해질때는 그렇습니다.
내 속이 더 이상 멍 드는 것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 돌아서면 됩니다.
그러면 얼굴이라도 보고 살 수가 있습니다.
몇 해를 신부로 살다보니 깨닫는 것이 조금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한꺼번에 많은 일을 원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모든 일에, 모든 것에 완벽하기를 바라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확실합니다.
왜냐하면, 이제사 깨닫지만, 저는 그럴 능력이 아예 없었을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은 내가 상정해놓은 나의 기준에 불과한 것들이었으니까요!

그분은 나에게 한 가지를 원하십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는 것.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는 것.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는 것.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만드는 것.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는 것.
저희가 더 이상 유혹에 빠지지 않고, 악에서 자유로와지는 것.

많은 것이 아닙니다. 오늘 하루 이 중에 단 한 가지라도 이룰 수 있다면, 그렇습니다.
나머지는 깨끗이 돌아서도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매일 매일 한가지씩만 하고 살기에도 벅찬 시절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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