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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04-06-25 17:41:55, Hit : 1566)
<38선은 38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북통일 기원미사

<38선은 38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1950년 6월 25일 새벽부터 시작된 이 땅에서의 전쟁은 3년 1개월 동안 한반도의 모든 것들, 모든 사람과 모든 자연에 핏물을 드리우고 말았습니다.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열강들에 의해 종전이 아닌 휴전협정이 조인되기까지 이 민족이 치룬 댓가는 참으로 뼈아픈 것들이었습니다.

국군 전사자 58,809명 부상자 178,632명, 실종 및 포로 82,318명.
민간인 사망자 373,599명, 부상자 229,625명, 납치 및 행불자 387,744명, 피난민 240만명...

이것이 전쟁입니다. 전쟁에 사람은 없습니다. 전쟁에는 정의도 없고 생명도 없습니다. 전쟁의 승리자는 오직 탐욕이며 이 탐욕은 마치 흡혈귀처럼 인간의 피를 죄다 빨아먹고 난 다음 유유히 다음 전쟁터를 찾아 떠나갑니다.

50년이 지나도 그 손목 한 번 잡아보기 위해 이를 악물고 살아남았지만 우리는 이미 너무 다른 사람들이 되어버렸습니다. 50년의 분단이 자행한 만행중의 하나입니다.  

어떤 민족 간의 분쟁이든 강대국끼리의 잇속 차리기 잔치가 시작되면, 강대국에 자신들의 운명을 내맡겨야하는 처지가 되면... 그 결과는 언제나 불행했었습니다. 그들은 자때기 하나 들고 38선 한 줄 쭉 그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그 38선을 가슴에도 그어야 했었습니다. 우리는 그 38선을 부모 자식 지간에도 긋고 이웃 사이에도 38선을 그어야 했었습니다.

수상하면 다시 보고, 의심나면 신고해야 하는 불신 속에도 38선은 있고, 굶어 죽든 말든 내 것만 챙기느라 혈안이 된 우리의 이기심 속에도 38선은 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영악스러움과 돈이 된다면 무슨 짓이라도 서슴치 않게 만드는 이 몰염치함 속에도 38선은 있습니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38선은 38선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다시금 시작하려고 벌이는 전쟁... 남의 나라 땅에서 이젠 강대국의 하나로 관여하려는 이 전쟁의 결과는 뻔합니다. 그들도 우리처럼 아프게 만들 것입니다. 그들의 모든 것을 집어삼켜야 끝이 날 이 전쟁의 끝이 오면 그들의 땅에도 똑같은 38선은 그여질 것입니다. 이 고통... 이 아픔, 이 불신을 고스란히 전염시킬 것입니다.

이제 됐습니다. 정말로 38선은 38선 하나로 충분합니다.
십자가는 김선일씨 하나로 이미 충분합니다. 전쟁은 당장, 지금 중단되어야 합니다. 아멘.

PS) 이 강론은 김남주 시인의 '38선은 38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시에서 이미지를 빌려왔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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