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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20-03-06 07:32:35, Hit : 161)
<나는 알콜중독자입니다!> 사순 제1주간 금요일 스승예수 수녀회

<사순 제1주간 금요일>

(INTRO)
내가 온전히 당신을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이 빛을 거두지 말아주십시오.

나의 죄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그날,
죄를 통해 덮씌웠던 모든 가면을 찢어내는 그날,
알몸이어도 부끄럽지 않던 시대처럼,

드디어 나의 자유는 완전해질 것입니다.  
드디어 빛은 빛을 볼 것입니다.

첫째, 죄를 인정하는 것.
둘째, 하느님의 사랑을 새롭게 인식하는 것.
셋째, 우리의 선을 확장시키는 것.

화해는 이 세 가지의 단계 결실입니다.
그리고 이 말은 두 번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다 알고 있으나 실천되지 않을 뿐이기 때문이지요.

잠시 침묵으로 화해와 용서를 돌아봅시다.

(강론)

<나는 알콜중독자입니다.>

뤼시앵 뒤발이라는 샹송 가수가 있었습니다. 1950년대와 60년대, 세계대전의 여파로 깊은 상처를 앓고 있던 많은 이들을 위로했던 뤼시앵 뒤발은 사실 예수회 신부였고, 그가 노래로 벌어들인 금액은 당시 프랑스 예수회 전체 관구 수입의 몇 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대단히 불행하게도 알콜 중독자였습니다.

수도공동체 원장은 그가 술을 먹지 못하도록 냉장고에 자물쇠를 채워놓기도 했고, 뒤발 신부 스스로도 숱하게 결심하였지만 자기도 모르는 새 냉장고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랍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자 그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절망감에 빠져 자살을 기도합니다. 다행히 그를 발견한 동료 사제에 의해 큰 위험을 피할 수 있었지요.

그의 나이 60이 넘어 알콜 중독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하면서 그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 나이에 이르러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나는 뤼시앵 뒤발이고, 알콜중독자라는 사실입니다.”

화해가 안되고 용서가 안되는 첫 번째 이유는 나의 죄를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나도 물론 허물이 있지요. 하지만 그것은 무엇 때문입니다! 당신 때문이기도 하고, 상황 때문이기도 하고, 어쨌든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인간은 그러면 안되는 것입니다.

“나는 뤼시앵 뒤발이고, 나는 알콜중독자입니다!” 이것을 인정하고 고백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되었고, 내가 누구의 탓으로 나를 이렇게 방치했노라 말하는 순간마다 그 자신은 도망칠 뿐입니다.

화해와 용서는 맞서는 일입니다. “내가 뤼시앵 뒤발이고, 내가 바로 알콜중독자입니다.” 그래야만 머리에만 머물렀던 하느님의 사랑이 내 뱃심까지 내려오게 됩니다. 죄를 이기는 것은 사랑뿐입니다. 우리네 사랑은 비겁하지만 하느님의 사랑은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죄를 통해 하느님을 번번이 배반했을지라도, 하느님께서는 그런 나에게 단 한 번도 등 돌리지 않으셨던 분이심을 우리네 신앙의 여정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나의 비겁함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지니신 자비와 신뢰에 의탁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우리의 선을 확장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살아야 합니다. 죽더라도 우리는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잘 살았던 삶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죄 없는 삶이 아니라 선이 많은 삶입니다!> 나눔과 위로, 격려와 베품, 기도와 실천, 용서와 자비가 넘치는 삶입니다.

우리 모두는 <상처 입은 치유자>들입니다. 우리들 또한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만, 그러나 우리는 상처 입은 또 다른 이웃들을 향한 치유자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다시 살아야 하는 유일한 이유입니다. 미사를 시작하며 읽어드린 시를 왜 들려드렸는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내가 온전히 당신을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이 빛을 거두지 말아주십시오.

나의 죄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그날,
죄를 통해 덮씌웠던 모든 가면을 찢어내는 그날,
알몸이어도 부끄럽지 않던 시대처럼,

드디어 나의 자유는 완전해질 것입니다.  
드디어 빛은 빛을 볼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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