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1 17/203 회원가입회원로그인
  View Articles
 님께서 남기신 글 (2016-11-21 08:45:04, Hit : 368)
<강남 아줌마>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자헌 기념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자헌 기념일>

(INTRO)
인생의 한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듯한 ‘전적인 투신’은 결정적 한 순간이 아니라 연속적이고도 꾸준한 삶의 방향이 이미 그것을 준비시키고 마련해온, ‘지속적 결과’임을 성찰케 하는 것이 오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자헌> 기념일의 의미일 것입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하신데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스스로 다 깨닫지 못하는 순간에도 이와 같이 응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그 이전 지속적이고도 꾸준한 삶의 지향이 전제되어 있었음을 교회 전승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툭 쳤을 때, ‘미안합니다.’를 먼저 말하는 사람이 있고, ‘왜 치냐?’고 째려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왔나를 아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마리아를 툭 쳤을 때, 마리아는 그렇게 즉각적으로 ‘아멘!’이라고 대답한 것입니다. 그녀는 이미 그렇게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잠시 침묵하겠습니다.

(강론)

<강남 아줌마>

드라마를 좋아하고, 예쁜 옷 입는 것을 좋아하고, 마사지와 이런 저런 샾을 다니며 주름과 노화방지, 소위 요즘 말하는 나이 먹어도 먹은 것 같지 보이지 않게 하는 ‘안티에이징’ 시술을 받는 것을 즐기는. 그렇게 돈 많고 팔자 좋은 강남 아줌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정도의 수준의 여자가 지니고 있는 치명적인 단점은 도무지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의롭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한 것을 미워할 줄 아는 마음을 수오지심羞惡之心이라 한다지요. 너무 큰 것을 바랬던걸까? 지적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판단장애와 결정장애를 앓고 있는 그냥 저자거리 아줌마 하나를 데려다가 꼭두각시 놀음을 시킨 자들의 손에 놀아난 이 땅의 민초들은 주말이 너무 피곤합니다.

모르는 척하고 다시 드라마나 보며 입으로만 세상 걱정할 수가 없어 뭐라도 해야 하는 이 시점에서 다른 것은 없습니다. 부끄러움을 알자는 것이지요. 숱한 아이들이 물에서 죽고, 노인네가 길바닥에서 죽어나가도 그저 먹고 사는 일이 전부가 되어버린 이 돌덩이 같은 마음들에, 교황님마저 “세월호는 어떻게 되었나요?” 물었을 적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 한국 천주교회의 모든 주교님들처럼. 똑같은 신세로. 부끄러움을 나누어 지자는 것 뿐입니다.

대통령을 보고 불쌍하다는 꼴통들의 뇌구조 속에 들어가 말해주고 싶습니다. 박근혜보다 당신 자신을 더 불쌍히 여기시라고. 박근혜보다 당신이 더 불쌍한 인생을 살았다고. 자기가 피해자인지 피의자인지 분간도 하지 못하는 시대에는 적어도 “누가 내 어머니이고 형제들이냐?”하시던 선생님의 질문에 답하는 것조차 만만치가 않습니다.  







Prev  <명령>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Next  <7년 전의 감실> 김범우 순교자 성당 순례자 미사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u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