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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6-11-29 07:57:25, Hit : 318)
<짐승처럼> 대림 제1주간 화요일

<대림 제1주간 화요일>

<짐승처럼>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 김주열 학생의 시신이 떠오르자, ‘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며 4.19가 일어났고,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라며 몸에 불을 질렀던 전태일로부터 노동운동이 일어났으며, 숱한 광주 시민들의 피를 빨아먹다 급기야 ‘탁 치니 억하고 죽더라!’던 박종철의 죽음과 이어진 이한열의 최루탄 사망으로 인하여 기어이 6월 항쟁이 일어났을 때마다, 거리에서는 그랬습니다. “최소한 우리가 인간답게는 살지 못하더라도 짐승처럼 살지는 말자!” 이거였습니다.

304명의 아이들과 시민들이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900일이 지났습니다.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았고 2년이 지나도 배가 아직 물속에 있는 것처럼 아무 진실도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국가폭력에 의하여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죽었습니다.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으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사건이 일상을 바꾸지도 지배하지도 않은 것입니다.

마치 이와 같은 것이지요. 황량한 벌판에 사자가 나타나자 얼룩말들이 살기위해 미친 듯 내달려야 했습니다. 무리 중에 가장 연약한 한 마리는 끝내 사자의 이빨에 찢겨 숲속으로 사라지고 분망스럽던 먼지가 그치자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다시 얼룩말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또 다시 풀을 뜯더라는 것이지요. 이 초식동물의 부박한 목숨이라니. 나만 아니면 되는 거지요.

최소한 누군가 죽어나가면 그 눈물이 마를 때까지 돌아보고 일어나 주는 것이 잘나지도 못한 인간의 도리일진데. 국민소득이 2만불이 되었는지 3만불이 되었는지 알 수는 없으나, 분명한 것은 사람 사는 게 정말 예전만 못하다... 먹고 살기 힘들었을 적에도 누가 죽었다더라... 하면 거리로 나왔던 사람들인데, 이제는 TV 쪼가리나 보면서 사는 게 다 그렇타...며 도 닦는 소리만 하고 있는 통에 그렇습니다.

해먹고도 버티고 죽이고도 당당하며 약탈하면서도 다음 기득권을 노리고 있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인간답게 살지는 못해도 짐승처럼 살아서는 아니되지요. 적어도 오늘 독서 이사야예언서에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리라.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가고,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이사 11,6)하신 말씀이 그저 동화 속 얘기감이 되지 않으려면. 사는 일이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라, 누가 죽었으면 왜 죽었는지를 그 눈물 잦아들 때까지, 최소한 용렬하지는 않아야 할 일 아니던가!

“내 아이가 죽은 이유를 알기까지 저는 절대로 죽을 수 없습니다.” 단원고 2학년 5반 오준영 학생의 아버지 오홍진(안셀모) 형제의 절규가 탄식으로 그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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