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1 17/203 회원가입회원로그인
  View Articles
 님께서 남기신 글 (2016-12-01 08:24:36, Hit : 329)
<그 자체의 선물> 대림 제1주간 목요일

<대림 제1주간 목요일>

<그 자체의 선물>

12월 1일입니다.

통상적으로 한 해의 마지막 남은 한 달을 시작하는 마음들은 조금 묵직할 듯 싶습니다. 한 해를 열며 꿈꾸고 희망했던 일들 중에 성취하지 못했던 것들이 다리를 붙잡을테고, 내가 계획했던 것 가운데 몇 개를 이루었나 되돌아보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괜시리 급해지기도 하고, 또 돌아보면 언제나 한 해가 내가 전혀 계획하지 못했던 일들을 치뤄내느라 더 분주하였음을 깨달을 때면, 이래저래 경쾌한 심정이 되기란 힘든 법이지요.

근데요, 여기서 미리 던져놓을 말이 있습니다. 우리들의 계획이 인생에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라는 단서입니다. 우리는 날 때 어떤 계획을 가지고 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내가 설계한 계획대로 성취하기 위해서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목숨도 아닙니다. 무슨 말이냐?

한 해를 살면 내가 계획한 것보다 계획하지 못했던 것을 더 많이 경험하게 되고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감당하느라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쓰는 것이 당연하다는 소립니다. 우리 중엔 계획해서 아픈 사람도 없고, 계획해서 사랑하는 사람도 없으며, 계획해서 상처 받는 사람도 없다는 말이지요.

그렇다면 인생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되물을 때, 답은 단순해집니다. 계획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들을 체험하는 것. 그것이 실패가 되었든 상처가 되었든 낙담이 되었든, 무엇이라 할지라도 그 체험들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그 자체가 바로 행복인거지요. 왜냐면, 하느님은 언제나 우리의 계획보다 더 크신 분이시기 때문이니까요!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는 것은 내가 정해놓은 시간이나 나의 계획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은 어쩌면 나보다 더 큰 것을 더 원하시고 내 계획에는 전혀 포함될 수 없는 현실마저 포괄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니 내가 정한 내 계획을 성취했다고 행복해 하는 것은 하느님의 뜻과 전혀 무관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나의 계획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줌을 믿는 신앙인이라면 최소한 그렇습니다. 성공했든 실패했든 내가 계획하지 않은 많은 일들을 체험하고 실행했다면, 이 한 해는 분명히 <선물>입니다. 지금 이 말을 알아듣게 만드는 신앙은 그 자체로 <선물>입니다.

너무나도 답답한, 내 계획과는 전혀 다른 이 작금의 시국에 대한 분통도 큰 그림에서는 성장을 향한 선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가만히 있어서는 행복도 되지 않을 것이고 선물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을 해야하냐구요?

오늘 복음이 그 키워드입니다.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아멘.







Prev  <권리. 권한. 권력> 대림 제2주간 월요일
Next  <짐승처럼> 대림 제1주간 화요일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u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