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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6-12-07 13:44:38, Hit : 378)
<함께> 성 암브로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성 암브로시오 주교학자 기념일>

(INTRO)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종하였을 때, 장례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바티칸 광장에 운집한 군중 속에서 적지 않은 이들이 ‘Subito Sancto’라는 피켓을 들고 있었지요. 즉시 성인으로 추인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이렇게 백성들에 의한 전향적 요구 중에 하나가 초세기 교회에도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암브로시오를 주교로!”라는 외침이었습니다.

트리어의 변호사였고 로마의 공직자였던 암브로시오가 얼마나 신실하고 덕망이 높았으면 사제도 아니었던 그를 주교로 서임해달라는 외침들이 터져나왔고 교회는 이것을 받아들여 암브로시오를 밀라노의 교구장으로 서임하게 됩니다. 대단히 드문 경우였고 교회가 백성들의 뜻을 얼마나 생동감있게 받드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 장면이라 하겠습니다.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 국회이고, 하느님 백성의 뜻을 받드는 것이 교회여야 한다는 사실은 이 세기에도 명확한 지침이어야 할 것입니다. 잠시 침묵으로 암브로시오 주교학자의 기념일 미사를 준비합시다.

(강론)

<함께>

오늘의 이 짧은 복음을 아침 말기암 환우들의 병동 기도실에서 묵상하는데, 단지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 켠이 편안해짐을 느낍니다. 이유가 뭘까요?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말기암 환우분들은 본인들의 연명치료를 중단한 분들, 자신들의 죽음을 받아들인 분들이십니다. 다만 병동에서는 그분들이 감당해야 하는 통증과 고통에 대한 완화와 조절 치료만을 수행할 뿐이지요. 하지만 그것만으로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임무가 종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거기에는 의료진뿐만 아니라 성직자 수도자 상담사 사회복지사 등, 한 명의 환우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입체적으로 함께 도울 수 있는 팀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의미할까요? 결국 자기의 고통과 자기 인생이 걸어온 숱한 짐들에 대해서는 본인 스스로가 감당해야 합니다. 하지만 완화의료를 통하여 함께 동행하는 팀은 그 짐을 조금이라도 나누어지려고 하는 것입니다.

웃을 일이 없는데 그래도 희망을 캐내고, 반길 일이 없는데 그래도 기다릴 것을 만들고, 돌아보면 후회뿐인 인생에도 감사하고 기쁘고 고마운 일들이 많았음을. 물론 힘들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마저도 의미있고 충만함이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함께 동행함으로서 그것을 덜어주려는 것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우리가 예수에게로 가서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이 무거운 짐이 가볍게 느껴질 수 있을까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함께 지는 것입니다. 서로가 같은 짐과 무게가 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서로의 짐을 한데 모아 같이 그 짐을 지면 훨씬 낫습니다. 혼자 낑낑대는 것보다는 두 명이 두 명의 짐을 같이 나르는 것이 수월하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아프지 않아서 병원이 아닙니다. 병원도 아프고 힘들고 병원도 지고가야 할 짐이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환우분들과 함께 지고 가기 위해서 병원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으로 이 병원 생활을 해나가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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