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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6-12-19 08:54:50, Hit : 284)
<생명과 구원> 대림 제4주간 월요일

<대림 제4주간 월요일>

<생명과 구원>

생명에 관한 핵심은 <알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신비라고 부르지요.
탄생에 관해서도, 죽음에 관해서도,
분명히 정해진 것이고, 아주 오랜 준비의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알지 못한다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생때같은 아이들이 죽어나가고, 수천만 마리의 짐승들이 살처분을 당해도
이 숱한 생명들이 어느 날 났다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데도, 알지 못합니다.
짧게 보면 하루하루는 무료한 비극이지만,
길게 보면 이 인생이 분주한 희극일 수 있는 까닭은
알지 못함의 신비를 살아가는 인간의 한없는 무지와 택도 아닌 음모가
뒤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탄생을 보지만, 탄생은 죽음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상의 촌극들.
생명이 지니고 있는 철저한 양면을 오늘 하루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어쩌면, 알면서도 못살고 때로는, 알지 못하면서도 또 살아야 합니다.
아는 것이라고 다 사는 것은 아니고, 또 모르는 것이라고 안 살아도 좋은 것 아닙니다.

왜 아픈지 모르고 아파야 하는 여러분. 왜 당하는지 모르고 당하고, 왜 겪어야 하는지를 모르고 고통과 상처와 눈물을 감당하시는 여러분. 원하지 않는 곳으로 끌려갈 수 밖에 없었던 모든 인간들의 흔적을 기억하시기 청합니다.

원하는 것을 사는 듯 보여도 실상은 원하지 않는 것을 더 많이 해야 하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는 듯 보여도 생각보다 많은 경우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라도 해야만 이만큼이라도 살아올 수 있었다는 사실을.

그러니 결국 나에게 정해진 것. 나에게 주어진 것이 무엇인지 다 알지는 못하지만, 내 뜻 아닌 다른 것을 하나둘 수용하다보면 그렇게 세월이 흐른 다음 비로소 내가 산 삶이 무엇인지를. 오늘 요한의 부모들처럼 고백하며 떠날 날이 올 것입니다.

생명의 신비 앞에서면 무력하지만 구원의 신비를 믿기에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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