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1 3/203 회원가입회원로그인
  View Articles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8-09 07:31:18, Hit : 330)
<이름> 연중 제18주간 목요일

<연중 제18주간 목요일>

<이름>

병원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이름은 ‘선생님’입니다.

의사도 ‘선생님’, 간호사도 ‘선생님’, 병리사도 방사선사도 모조리 ‘선생님’...에는
나이 고하를 막론합니다.
일단 ‘선생님’ 정도는 불러줘야 대답소리라도 들을 수가 있다며 볼멘소리를 하지만,
애시당초 그렇게들 선생님 소리를 듣고 싶었던 것일까요?  

여러분들은 어떤 이름으로 불려지시나요?

병원에 입원해서 환자복 갈아입으면 되게 중환자 같이 보이고
그저 누구누구 환자분으로 불리시겠지만,
그 한 명 한 명이 누군가의 어머니이기도 하고 아버지이기도 하며
누군가의 아들이거나 혹은 딸일 것입니다.
환자복은 그것을 다 드러내지 못하지요.

내가 어떤 이름으로 불려지는가!

저도 생각보다 많은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만,
그 중에 제게 가장 무겁게 다가오는 이름은 따로 있습니다.
이름에도 무게가 있거든요.
이름의 무게를 재는 저울은 <책임>입니다.

어떤 이름에 가장 큰 책임감을 느끼십니까?
그것이 지금 현재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이름이라고 여기시면
크게 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베드로도 그러지 않았을까요?
왜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는
백점짜리 신앙고백을 해놓고도 그는
“사탄아 물러가라!”는 야단을 들어야만 했을까요?

<책임감>이었을 겁니다.

시몬이었던 그에게 주어진 베드로. 반석이라는 이름.
그 반석 위에 스승의 교회를 세울 것이고,
저승의 세력마저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심지어 하늘의 열쇠를 주리니
네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라는,
이 막중한 사명의 이름. 베드로를 받았을 때,
그가 느꼈을 첫 번째 감정은 책임감이지 않았을까요?

그랬기에 ‘결단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호언했겠지요.
시몬이었을 때의 대답과 베드로라는 이름으로의 대응이 판이해졌습니다.  
책임감에 이름이 짓눌린 것이지요.

따지고보면, 책임감이 인생의 방향을 지속시키는 순기능은 있지만,
그것만으로 행복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베드로라는 이름에게 필요했던 것은 책임감에 앞선 의탁과 믿음이었겠지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병원에서 지나치게 많이 선생님이 불리는 이유는 그만큼 책임을 많이 지라는 소리이고!
내가 불리는 이름 중에 가장 큰 책임을 느끼는 이름 앞에 서거든,
무게에 짓눌리지 말고 정신 차려 겸손과 의탁을 되찾으라는 소리이겠지요.

메리놀병원 행정부원장...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Prev  <본받음>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 INTRO
Next  <만남, 헤어짐>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u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