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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8-16 09:28:39, Hit : 316)
<폭염>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폭염>

더우면 덥다고 난리고,
비 오면 비가 많이 온다고 난리를 떱니다만,
그중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도 없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습니다.

태양이 한 달째 내리쬐고,
오늘은 불현듯 구름이 몰려와 비를 뿌려주는 것 모두는
내가 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감사함을 잃지 않는 것 정도이지요.

내 것이 많은 사람은 지켜야 할 것이 많은 사람이고,
지켜야 할 것이 많은 사람은 싸워야 할 것이 많은 사람이랍니다.
그런 사람들일 수록 사랑하는 이름보다는 미워하는 이름이 더 많은 법이고
그런 사람들일 수록 용서하지 못하는 이름과 상처투성이의 이름들을 더 많이 쌓고 삽니다.

인생을 불행하게 살 수 있는 특별한 기술 두 가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감사함을 모르고 용서를 모르고 살면
아무리 많은 것을 가져보십시오. 도리어 불행이 가까울 것입니다.

아담으로부터 시작하여 예수님에 이르기까지
모두 일흔일곱 세대가 진행되었음을 마태오 복음사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흔일곱의 용서.
인간으로 나서 하느님이 되기까지,
전세대를 관통하는 숫자만큼의 용서로도
부족한 존재가 인간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아담에서부터 예수님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시간을 통섭하게 만든 것은 <용서>였습니다.
“일곱 번이 만이 아니라 일흔 일곱 번까지라도”(마태 18,22)
용서해야 하는 이유.
인간의 생명이 그런 것이고, 인간이라는 주제가 결국 그런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용서를 하든 하지 않든
바람은 불고 비는 내리며 햇살은 내리 쬐일 것입니다.
다만 나는 그것들에 맞고 젖고 데워지며 늙어가겠지요.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만 나는 결정할 것입니다.

감사와 용서를 통해 구원의 길을 가든지,
아니면 불만과 단죄를 통한 멸망의 길을 가든지.

비는 여전히 그리워질테고
이 여름의 더위 또한 감사할 날이 올테지요.

용서를 기억한 이 하루가
또 이렇게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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