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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8-31 08:29:17, Hit : 353)
<기름>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기름>

삶이란 도대체가, 부서지기 쉽고, 예측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하루하루는 선물이지,
권리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우리 모두는 죽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지금도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다는 것도 압니다.
그러나 아주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들 각자가 모월 모시 언제 죽을지는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안다면 오늘 이 하루를 우리가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습니까?

언제 죽을지 모르기 때문에 최소한 죽기를 기다리며 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 이 하루, 나의 건강상태가 어떻고, 나의 처지가 어떻든지간에,
오직 이 하루만 우리는 살 뿐이지요.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삶 전체를 관조하는 시선에서 오늘 하루를 바라봄이 필요하겠지요.
마지막 침상에서 떠오르지 않을 하찮은 근심꺼리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하지 못하는 일들로부터 그만 징징거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건강하지 못한 스트레스는 그냥 털어버리는 것이 좋겠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해서는 그만 집중하는 것이
훨씬 이 하루를 가치있게 만들 것입니다.

가능한 많은 일을 경험해보고,
가능한 타인의 삶에 대하여 도움 줄 수 있는 것들을 우선한다면 그렇습니다.
이 하루가 더 풍요로운 것들로 채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슬기로운 처녀들의 ‘기름’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랑이 언제 올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누군가는 신랑이 올 때까지 등불은 켜져 있었고
누군가는 기름이 모자라 불이 꺼져갔다고 했습니다.

이 때 말하는 기름이 무엇일까요?
마지막 날까지 내 삶을 비추고 밝혀줄 등불,
곧 사랑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랑만이 내 인생을 비출 수 있고,
사랑만이 내 마지막 순간에서도 나를 밝혀줄 것입니다.
사랑이 아니고는 그 어떤 것도,
그것이 아주 대단한 성취나 세상에 남길 엄청난 소유조차도
내 마지막 순간이 오면 하찮은 것이 되고 말 것은 분명합니다.
내 들어갈 관과 함께 가라앉을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제외하고는 그 모든 것들은, 정말입니다.
모두가 가라앉을 것입니다.
오직 사랑만이 기름처럼
내 삶 위에 떠오를 것이고, 사랑만이 모든 것 위에 떠 있을 것입니다.

기름으로 가득차 있다면
등불은 마지막까지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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