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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9-28 08:40:56, Hit : 371)
<사랑 때>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사랑 때>

‘세상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코헬 3,1)는 1독서의 말씀처럼,
그냥 병원에 있는 지금이 ‘내가 아파야 할 때인가보다...’ 하시고
또 ‘머지않아 나아야할 때도 오겠구나...’, 마음 잡수신다면
속이라도 좀 편하지 않을까 합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는 것은 맞는데 다만,
그 때를 막상 살아내야만 하는 순간들은 결코 순탄치 않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저 그 모든 것 휘몰아치고 난 다음 살아낸 인생길을 돌아보니 “그렇터라...”는 소리지,
울고, 부수고, 떨어지고, 찢어지고, 내던져지던 그 순간. <그 때>들은
다시 되돌아보면 내가 어떻게 그것을 살아냈을까 싶을 정도로. 끔찍해서.
쳐다보기도, 기억하여 다시 씹고 싶지도 않을만큼 단단한 껍질마냥 생생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 또한 다시 흘러갈터이나 지금은 단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을 뿐이지요.
아직 완전히 사랑하지 못한다면 그렇습니다.
그래야만, 그 모든 것들을 겪어냈어야만
지금의 내가 되었다는 사실을 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무슨 영화이던가요?
아들이, 한평생 지지리 고생하신 어머니에게
‘다시 태어나시거든 절대로 이런 아버지도 만나지 마시고 이런 생고생하지도 마시고 그저 곱게 곱게 사시라.’ 하니, 어머니라는 사람이 한다는 말이,

“난 다시 태어나도 내가 산 것처럼 똑같이 살꺼라고. 똑같이 고생하고 똑같이 눈물 흘리고 똑같이 살아내야 나는 다시 너의 에미가 될 수 있으니까, 나는 내가 산 것처럼 똑같이 살꺼라!”고.

사랑한다는 게 뭘까?
울 때 있는 것도 알고, 아플 때 있는 것도 알고, 찢기고, 부수어지고, 내던져지는 순간들이 있음을 알면서도, 그래야만 내가 너의 아버지가 될 수만 있고, 그래야만 내가 어머니가 될 수만 있다면 마땅히 그것마저 받아들이겠다던 다짐!

하느님께서도 그러실 것이라...
끝까지 말을 듣지 아니하고 끝까지 고집을 꺽지 않고 평생을 신앙하면서도 제 성질 머리 한 터럭도 바꾸지 못한채 저만 잘난 줄만 살고 있는 주제들마저 다시 돌아와 청할 때 단 한 번도 물리치신 적이 없으신 우리의 하느님께서도, “다 때가 있는 법이다...”
내가 돌아가면 언제고 내어주시던 밥상처럼 오늘 이 미사, 우리에게 차려주십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께서도 마찬가지랍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만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루카 9,22) 하셨습니다.

왜요?
그래야만 너희들의 주님이 될 수 있는 거니까!
그 모든 것 다 다시 겪어도 좋을만큼... 사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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