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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6-11 08:39:07, Hit : 388)
<큰 욕심> 성 바르나바 사도 축일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INTRO)

하느님께 사로잡힌 예수의 사람, 그래서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웠던 ‘바르나바’의 축일입니다. 그는 "착하고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라고. 똑똑하고 일 잘하고 능력이 뛰어났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착하고 성령과 믿음이 충만하다... 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 불리우는 이들의 자격이라면 자격일테지요. 잠시 침묵으로 미사를 준비합니다.

(강론)

<큰 욕심>

당신께서 저의 행실대로 그 죄를 다 갚으셨다면 모르긴 해도 저는 이 자리에 있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께서 제 삶을 곧은 잣대로 다 내치셨다면 이제껏 제가 살아남을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악을 악대로 갚지 않으시고, 죄를 죄만큼 묻지 않아주신 그 덕분에 저는 또 한 번의 아침을 맞고 이렇듯 하루치의 숨줄을 부여잡고 있습니다. 저의 악을 당신의 선으로 돌려주시고 저의 죄를 당신의 속량으로 갚아주신 그 덕분에. 이만큼 살아냈음을 아는 제가 이제 남은 욕심이 있다면, 그저 남한테 험한 꼴 안보이고, 행여나 말년에 정신이 없어져 어만 사람에게 피해 안 입히고 정갈하게 떠났으면 좋겠다... 정도로 큰 욕심 없이 살려합니다.

하지만 병원에 있다보면 이조차 얼마나 큰 욕심인지 알게 됩니다. 가장 낡고 추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곳이 병원입니다. 화장 안 한 얼굴, 면도 안 한 모습. 이곳에선 잘 보일 필요도 없고 잘 날 이유도 없습니다. 그냥 가장 못나고 낮은 민낯으로 환자복을 입어야 합니다.

밖같에선 석박사를 하고 교수와 사장님을 해도, 환자복을 입으면 똑같아집니다. 큰 욕심 없이, 단 하나, 낫고 싶을 뿐입니다. 원래 건강했던 그 모습. 본래 활기차고 발그스레하던 그 얼굴로 돌아가고 싶을 뿐입니다. 살면서 그렇게 많은, 그렇게 큰 것들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삼시 세끼 꼭꼭 씹어 잘 먹을 수 있으면 되고, 때가 되면 자고 일어나는 것이 어렵지 않으면 됩니다. 너무 많은 것들을 걸치고 바르고 꾸밉니다. 옷장에는 옷이 너무 많고 이불장에는 이불이 너무 많으며 신발장에 신발이 너무 많음을 병원에 와서야 깨닫습니다.

좀 더 욕심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겠다. 큰 욕심 없다하면서도, 어쩌면 남에게 피해끼치지 말자는 생각마저도 나의 자잘할 욕심일 수 있겠다, 싶어집니다. “어디든 떠날 수 있고 언제든 죽을 수 있는 삶” 이것마저도 놓으라시면 놓고 떠나겠습니다. 아멘.

루시아 아멘~ 오늘도 힘주시는 위로의 말씀, 감사합니다. 똑똑하고 일 잘하고 능력이 뛰어났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착하고 성령과 믿음이 충만하다... 하였습니다.
제게 경제적 여유를 주시면 선교를 열심히 하며 살고 싶다고 한참을 기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네가 은혜 좀 받았다고 세상을 어지럽히니 너는 그냥 이대로 사는게 더 낫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어디든 떠날 수 있고 언제든 죽을 수 있는 삶” 이것마저도 놓으라시면 놓고 떠나겠습니다.
주님과 함께라면 어디든 꽃길이라 믿습니다...알렐루야~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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