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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5-24 08:33:20, Hit : 291)
<와락> 연중 제7주간 목요일

<연중 제7주간 목요일>

<와락>

“마실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마르 9,41)

독일에 있을 때 밤 10시가 넘어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덩치가 떡대만한 사내가 큰 배낭을 맨채 하룻밤 유숙을 청하는 것입니다.
독일 ‘키힐’에서 로마까지 순례 중이라는 것입니다. 1600킬로가 넘는 거리이지요.

들어오라 하고는 한국식으로 늦은 저녁을 차려주고 이부자리를 봐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음 날 아침 빵과 물을 챙겨주니 그 덩치 큰 독일 사내가 축복을 청하고는,
저를 안아주어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와락.
왠지 모를 뭉클함이 그가 떠난 자리에 남았습니다.

한 잔의 물을 청하는 이들이 나그네입니다. 집을 떠난 이들이 물을 청하는 법이지요.
예수님께서도, 요한복음 4장을 보면 사마리아 여인에게 마실 물 한 잔을 청하십니다.

하느님은 이렇게 나그네처럼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큰 대접을 바라시는 것이 아니라 단지 물 한 잔, 그것을 내어줄 마음을 청하십니다.

병원은 나그네가 많은 곳이지요. 도움을 주기 좋은 곳입니다.
무엇인가 필요해 찾아오는 이들이고 결핍이 있는 이들입니다.
이들에게 물 한 잔을 내어줄 마음만 가지면, 이들 중에 분명히 하느님을 만날 것입니다.

누가 하느님인지 모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잘해주는 것이 메리놀의 원칙입니다.
한 평생 지나고 나면, 누군가에게 물 한 잔 건낸 기억이
내 인생에 제일 잘한 일로 남을 줄 누가 알겠습니까?

구원을 부디 큰 일로 만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스도의 사람이라 하여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라 하셨음을 기억합니다.

오늘, 와락. 안아주세요.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루시아 아멘~ 감사드립니다   201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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