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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6-01 09:04:49, Hit : 290)
<강도의 소굴>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강도의 소굴>

(INTRO)

“마음이 바른 사람은 우상 때문에 진리를 포기하지 않는다.” (St. Justinus)

오늘 축일을 지내는 유스티노 성인은 ‘진리 때문에!’ 죽음을 선택한 사람입니다.
돈 때문에 죽었으면 손가락질을 받았을 테고,
자식 때문에 죽었으면 좋은 부모 소리 정도 듣겠지만,
진리 때문에 죽은 사람을 두고는 세상은 그를 ‘성인’이라 부릅니다.

세상에는 중요한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지만
그 가운데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질문을 바꾸어보면 됩니다.
<내가 이것 때문에 죽어도 좋은가?> 물어보십시오.

돈 때문에 죽을 일 아니고, 사람 때문에 죽을 일 아닙니다.
내가 죽어도 좋은 것들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순교자 축일 앞에서면 늘 이 대목에 주목합니다.

살아야 할 이유, 그리고 죽어도 좋은 목적.
잠시 침묵합시다.

(강론)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은 무지하게 성격 나쁜 포식자처럼 느껴집니다.
때가 오지도 않았는데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찾으시고
열매가 없자 저주를 퍼부으십니다.
그리고는 성전에 들어가 조용히 기도나 하시면 될 일을
굳이 탁자를 엎어버리고 사람들을 쫓아내버리십니다.
장사치들 입장에서는 패악질도 이런 깽판이 없는 것이지요.

예수님에 대한 이렇게 불리한 증언들을 굳이 복음에 삽입한 연유가 있을 것입니다.
열매를 맺지 못한 무화과나무, 그리고 ‘기도의 집’이라 불리워야 할 성전에 대한 정화 사건.
이 둘이 지니고 있는 공통적인 맥락은 바로 <유대교>입니다.

유대교는 율법과 말씀을 골자로 정립된 종교체계입니다.
율법을 통한 구원이 그 맥락이고, 법에 대한 철저한 신봉을 무엇보다도 중시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정확한 예물을 바쳐야 했고, 가리어 바쳐진 예물을 준비하기 위해,
성전에서 그것을 해결해주는 예물 장사치와 환전상들도,
마치 큰 절이 있으면 그것 때문에 먹고 사는 ‘사하마을’처럼 당연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눈에 그 모든 것들은 허례이고 껍데기에 불과한 것들이었습니다.
열매가 아닌 잎사귀에 불과한 것들!
아무리 화려한 성전과 율법을 내세워 사람들을 조아리게 만든다할지라도
중요한 것은 그 열매였습니다.
믿고 바치고 흔들어서 과연 ‘어떤 열매를 맺었는가!’입니다.

얼마나 성장하였고, 얼마나 사랑을 나누었으며, 얼마나 자비를 실천하였는가!
하느님의 법을 그토록 지키고자 평생을 애써왔다면,
내가 살면서 안 믿었던 것보다 믿었기 때문에 얼마나 더 많은 열매를 맺어냈는가!

그게 아니라면,
고작 기도하고 신앙해서 저 하나 잘 되는 것을 넘어서 본 적이 없다면,
그것이 강도의 마음과 다를 바가 무엇이겠는가!

칼을 들고 저 하나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나,
복채를 들고 저 하나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나,
묵주를 들고 저 하나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나,
그 욕망의 범주가 크게 다를 바는 없는 것이지요.

저 하나 잘되고자 속죄를 하고 부정을 씻고 복이나 비는 정도의
성전이라면 엎어버리는 것이 더 낫다!
그리고 그렇게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라면 말라버리는 것이 더 낫다!

다시 예수를 만납니다.
성전이 성전이게 하는 힘.
기도가 기도이게 하는 목적을 다시 펼칩니다.

열매를 보셔야 하겠습니다.
나 하나 잘되자는 게 열매가 아닙니다.
그렇게 오래 신앙했으면
무성한 잎사귀가 아니라
두 손으로 공손히 따야 할 귀한 열매가 내 인생 나무에도 열리고 맺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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