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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4-25 09:36:53, Hit : 300)
<좋은 사람>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INTRO)

4복음서를 표현하는 4가지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루카복음은 황소, 요한은 독수리, 그리고 천사 혹은 사람의 얼굴은 마태오입니다. 그리고 오늘 축일을 지내는 마르코는 사자로 표현되지요.

그리스도에 대한 최초의 복음저작자로서의 일성을 사자후로 드러내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복음의 시작을 광야에서의 외치는 사자의 울음과 닮았다 하여 그리 정해진 것이라고도 합니다. 사자 마르코, 그는 오직 예수님의 공생활에 모든 것을 집중시킵니다. 우리의 구원에 필요한 것은 오직 그 생활을 따라 사는 것 뿐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잠시 침묵하겠습니다.

(강론)

<유앙겔리온>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복음이라는 단어는 희랍어 ‘유앙겔리온’에서 따온 말이지요. ‘유앙겔리온’이 성경에 등장하기 전 이 말은 ‘승전보’, ‘출산의 소식’ 등 확정적인 기쁨-기대나 희망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확정된 기쁜 소식-을 전달하는 사람 혹은 그 내용을 표현하던 단어였지요.

‘유앙겔리온’이 성경에 차용되면서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일을 규정짓는 단어로 쓰여집니다. 개념을 다시 한 번 확인할까요? ‘유앙겔리온.’ “좋은 소식을 전하는 사람, 혹은 그 내용”

하루에도 우리는 수많은 이야기와 정보를 교류합니다. 아니, 사실은 너무 많은 정보를 ‘과잉소비’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발달할수록 정보의 생산과 확대는 불가피한 일이겠지만, 많은 정보를 소유하고 소비한다고 하여 그것이 양질의 인간, 혹은 좋은 인간이 되는 조건은 전혀 아닙니다.

오만 것을 다 듣고 보고 또 전달합니다. 하지만 내가 전달로서 소비시키는 정보들의 건강성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과연 전할만한 내용을 전달하고 있는지, 아니면 전하지 않아도 좋은, 아니 전하지 않아야할 내용까지도 소비시키느라 그야말로 시간 낭비를 벌이는 것은 아닌지.

좋은 마음으로 주간 평일에 미사도 나오고 레지오도 하고 다 좋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마치고는 무엇을 합니까? 소위 아줌마들의 대화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미사하고 레지오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서는 신나게 누구 하나를 씹어돌려야 좀 깨운하시지요?

우리는 그다지 건강하고 영성적인 대화의 주제들과 친하지 못합니다. 신자들끼리 모여서도 신앙에 대하여 복음에 대하여 말을 꺼내면, 그건 잘 모르겠고~! 가 예사입니다. 그 때, ‘유앙겔리온’을 생각합시다. 복잡하고 어렵게 말고. 좋은 소식입니다.

복음을 모르겠으면 좋은 인사라도, 좋은 미소라도, 좋은 말 한 마디라도 건네는 겁니다. 그게 오만가지를 다 알고, 오만가지에 다 간섭하는 정보 박사보다 훨씬 더 복음적이고, 훨씬 더 신앙적입니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사람을 “앙겔루스”라했습니다. 천사을 뜻하는 말이지요. 좋은 소식, 좋은 말을 전하는 사람을 일찍이 천사라 여긴 까닭입니다. 기왕지사 한 번 살다가는 거, 악마보다는 천사로 살다가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천사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닙니다. 좋은 말을 하는 겁니다. 나쁜 말을 하지 않는 겁니다. 나와 함께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주는 겁니다. 쉽지요? 쉬운 것을 하시면 됩니다.

좋은 일 하는 걸 어려운 것으로 자꾸 만드니까 내 인생이 별 볼 일이 없는 겁니다! 어짜피 평생 먹고 사니라 죽도록 바등거려야 할터인데 까지껏 좋은 일 한 번 하는 게 뭔 큰 대수라고! 마음 한 번 쓰고. 그리고 또 마음 한 번 더 먹고. 그 먹은 마음 한 번 멋지게 살아내고. 그게 쌓이고 쌓이다보면, 내 죽은 자리에서 사람들이 그럴 겁니다.

참 좋은 사람이었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사실, 별로 나고 싶지도 않는데 억지로 이 세상에 나와서, 그 소리 한 번 듣고 갈 수 있다면 그게 내 인생에게 가장 큰 복음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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