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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4-27 08:33:23, Hit : 326)
<세 채의 집> 부활 제4주간 금요일

<세 채의 집>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요한 14,2)

평생을 걸쳐 세 채의 집을 짓습니다.

첫째는 육신이라는 집입니다.
얼추 6,70년을 쓰긴 하는데
여기 저기 잔고장이 많습니다.
하루 세끼 안 먹이면 난리가 나고
이것저것 찍어 바르는 일도 만만치 않은 데다,
뭘 그렇게 사시사철 걸치느라 분주하지만,
정작 내구성이 좋질 못합니다.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립니다.

둘째는 이고지고 들여다 놓은 것들로
미어터지는 한 칸의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하나가 대한국민의 숙명입니다.
죽도록 벌어 이거 하나 장만하는 게 평생의 업입니다.
10년짜리 주택청약저축으로도 모자라
10년은 더 빚을 갚아야 할 지경입니다.
그러고 나면 아이들 장성해서 떠나버리고
걔네들 시집 장가보내고 나면 그렇습니다.
아파트 한 칸이 내 죽을 자리가 됩니다.
두 개의 집은 이렇게 허물어집니다.  

마지막 집은 다릅니다. 짓기 나름입니다.
어떻게 짓는가에 따라 내구성의 불안과
숙명같은 허무도 비켜갈 수 있습니다.
믿음과 신앙의 집입니다.

이것은 매매되는 것도 아니며
누군가의 손에 의해 무너지는 것도 아닙니다.
공을 들이면 들일수록 빛이 날 것이고,
땀을 흘리면 흘릴수록 영원할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집은 결국 무너집니다.
하지만 믿음과 신앙의 마지막 거처는  
영원히 가시지 않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집에 세월 다보내고,
마지막 거처인 세 번째 집은 어디에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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