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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2-23 08:32:59, Hit : 386)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사순 제1주간 금요일

<사순 제1주간 금요일>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고인이 되신 정채봉 작가의 동화 가운데 이런 대목이 기억납니다.

긴 병으로 고생만하다 죽음을 맞이한 한 부인을 측은히 여긴 하느님께서 그녀에게 제안을 하십니다. “내가 다시 당신을 이승으로 돌려보내 주겠다, 언제의 당신으로 돌아가고 싶은가? 아프지도 않았고 꿈도 많았던 처녀 때로? 아니면 신랑을 만나 사랑에 빠졌던 젊음의 나날로? 아니면 장성한 자식들이 잘 되고 그들의 효도를 듬뿍 받던 시절로? 언제의 당신으로 돌아가고 싶은가?”

여러분이라면, 이런 동화적 상상력이 풍성한 질문 앞에 무어라 대답하실런지요?

여인은 대답합니다. “만약 저를 돌려주시려거든, 저의 자녀들이 제 앞에 다가와 ‘어머니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다시는 안 그럴께요.’라고 고백하던 그 시간으로 저를 돌려주십시오. 그 때만큼 행복했던 시간은 없었습니다.”

가장 크고, 값진 보람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잘난 사람들이 잘나게 살고, 못난 사람들이 못나게 사는 건 그런가보다 싶지만,
죄인이 자기가 걸어온 길을 버리고 돌아서서 사는 것.
이것만큼 인생을 빛나게 만드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인간 하나의 회개에 만군의 천사들이 기뻐한다고,
단 한 명의 영혼이 “죄에서 돌아와 공정과 정의를 실천한다면 그는 자기 목숨을 살릴 것이다.”(에제 18,27) 하셨습니다.

철옹성 같은 마음 빗장 걷어버리고
내가 잘못했다고, 그게 미안하다고,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렇게 당신에게 용서 청해 마땅한 그 때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어쩌면 문득. 그냥 사는 게 다 그런 거라며 살아가는 오늘 이 하루도
언젠가 쓰린 후회로 남길 무감한 시간은 아닐까 멈춰서게 됩니다.

내가 잘못했어요.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지금, 용서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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