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1 8/203 회원가입회원로그인
  View Articles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1-30 08:46:33, Hit : 354)
<세한도歲寒圖> 연중 제4주간 화요일

<연중 제4주간 화요일>

<세한도歲寒圖>

추사 김정희가 9년간의 유배생활을 하며 버려진 자신을 잊지 아니하고 북경에서 필요한 서책을 두 번이나 유배지였던 추자도에 보내준 제자 이상적에게, 앙상하게 마른 소나무와 잣나무 그림을 그려 답례로 보내줍니다.

그리고 거기에 詩를 얹습니다.
‘세한연후지 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 松栢之後凋)’
‘날이 차가워진 뒤에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사람이 어떤지를 알려면 따사로운 훈풍이 아니라
매섭게 갈라지는 한파와 고통 중에 비로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깊이가 드러난다는 우리나라 국보 제180호,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한 폭이 그렇게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살아남기 위하여 애쓰는 모든 것들.
어쩌면 이것이 세한도의 풍광입니다.

길가 시멘트 틈새로 풀끝들이 고갤 내미는 것을 보면,
바위에 붙어서라도 뿌리를 내리는 질경이들을 보면,
거친 해풍을 맞으면서도 끝내 꽃씨를 터트리는 해송을 보며, 깨닫습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필요한 단 한가지의 의무는
바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을.

오늘 독서와 복음은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生子들의 처절함을 피력합니다.
아비를 죽이려는 아들을 피해 달아난 아버지 다윗의 이야기와
살기 위해 주님의 옷자락이라도 붙들려고 악다구니를 친 여자,
그리고 죽어가는 딸을 살리기 위해 길바닥에서 무릎 꿇은 회당장 야이로.

어쩌면 삶이라는 것은 이만큼 처절함 가운데에서 피어 올리는 저마다의 스토리텔링이지요.
그리고 그 맥락은 바로 ‘살기 위한 노력’입니다.
세상 어디에서 살더라도, 무엇을 먹고, 무엇을 하며, 어떤 지경에 있다할지라도
이 노력이 중단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살았고, 흔적을 남겼으며, 또 살아갈 것입니다.
굳이 행복하냐, 묻지 말아주십시오.
이 병원에 있는 모든 환자들과 우리는 오늘 하루도 살아남기 위하여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저녁 우리는 감사함의 기도를 올릴 것입니다. 아멘.







Prev  <봉헌> 연중 제4주간 금요일
Next  <단 한 사람> 연중 제2주간 금요일 - 휴가 떠납니다. 한 주간 강론이 없습니다. [1]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u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