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1 9/203 회원가입회원로그인
  View Articles
 님께서 남기신 글 (2017-11-14 08:55:32, Hit : 355)
<더 임파서블>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더 임파서블>

2004년 12월 26일. 크리스마스를 태국에서 보내기 위해 휴가를 떠났던 한 가정이 있었지요. 아들만 셋 둔 헨리와 마리아 가족이었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큰 아들 루카스는 여행 내내 가족들과 함께 있는 것에 불만이었습니다. 티격태격하던 성탄 다음날 그들이 머물던 태국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태풍, 쓰나미가 몰려옵니다. 무려 30만의 인명을 앗아간 쓰나미를 이 가족도 피할 재간이 없었지요.

간신히 살아남은 엄마 마리아와 아들 루카스는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었지만 마리아의 상태가 위독했습니다. 아들 루카스는 엄마를 살려달라고 병원 곳곳을 누비며 간병하기에 이릅니다. 며칠이 지났을까? 너무나도 많은 희생자와 이재민 속에 죽은 줄만 알았던 아빠와 동생들이 찢어질 듯 외치는 자기 이름을 듣고 그들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펑펑 울게 됩니다.

2013년 태국의 쓰나미를 주제로 제작된 <더 임파서블>의 내용 전부입니다. 밋밋한가요? 아닙니다. 아주 단순하지만 주제는 명확합니다. 가족을 가족이라서 끌어안을 수 있는 것. 그것이 기적이라는 거지요! 아니, 우리가 지금 보내고 있는 이 일상이. 당연하고 지루하고 지긋지긋하다 할지라도, 루카스 가족은 바로 그 일상으로 아무 일 없었던 듯 돌아갈 수만 있게 해달라고 울며 매달렸습니다.

우리의 지금 이 일상이. 어느 날이 되면 기적이었노라... 부딪힐 때가 올 것입니다.

뭘 한다고는 했지만 그 날이 오면 내가 해 준 것이 별로 없었음을. 나만 고생하고 힘들다 했지만 그날이 오면 나보다 더 수고하고 애쓴 이가 바로 당신이었음을. 잔뜩 바쁘고 분망하였으나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는 이 시간들이었음을. 뼈저리게 울며 부르짖을 날이 올 것입니다.

결국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내가 해 준 것이 하나도 없구나...” 하셨던 부모의 그 마음으로 되돌아가는 것.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이 짧은 살아 있음’에 대하여 겸손해지는 것. 오늘 복음 앞에 섰을 때 다시 부여잡는 한 가닥 마음입니다.

메리놀병원에 입원하신 환우 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바라시는 것은 단 하나이지요? 나아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뿐입니다. 돌아가시게 되거든 그 일상을 기적으로 여기십시오. 그게 몸이 낫는 것보다 더 큰 은총입니다. 아무리 건강해보십시오. 저 잘난 줄만 알고, 이게 은총인 줄 몰랐던 그 시절의 연장이라면 짜다리 오래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오늘 밤이 오기 전 “저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루카 17,10)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기만을 바랍니다. 아멘.







Prev  <하느님 나라> 연중 제32주간 목요일
Next  <돌아봄>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u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