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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7-11-28 08:34:38, Hit : 332)
<종말>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종말>

한 해의 끝에 해당하는 이 시기의 복음은 대체적으로 스산합니다.
마지막, 종말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요.
전쟁과 반란, 지진과 기근과 전염병이 그 전조로 횡횡할 것이라고 전합니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인류가 역사 이래로 지금까지 반란과 전쟁, 지진과 기근과 전염병이
잠시라도 중단된 적이 있었던가요?

태고 이래로 지금까지 인류는 단 하루도 전쟁이 그친 날이 없으며
그것도 모자라 사는 것 자체를 전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지진은 왜 이리 갈수록 많아지고
기근은 세계 도처에 지금도 차고 넘치며
이름도 어려운 전염병은 사람들의 머리 숫자만큼이나 늘고 있지요.

천지창조 이후부터 지금까지 세상은 종말을 이미 살아가고 있음에 대한 반증이라 하겠습니다. 이처럼 인간은 끊임없이 외부적 요인에 의한 공간의 종말을 체감하며 살아갑니다. 너무 빨리 계절이 바뀌고, 겨우 6,70년만 살아도 어마어마한 신체적 종말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 젊디젊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물리적 제한과 상실에 처하게 되지요. 종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공간적, 물리적 의미의 종말이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메시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잘 가꾸어본들, 그 화려하기 이를 데 없었던 예루살렘 성전마저 돌 위에 다른 돌 하나 얹혀 있지 않을 정도로 다 허물어지는 것처럼, 인간의 시간도 그리될 것이라는 통찰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시간의 종말이지요!
하느님의 시간은 영원하나 인간의 시간은 그렇지 않습니다.
종말이 지닌 궁극의 두려움은 이것입니다.  
시간의 종말 앞에서는 그 어떤 물리적 기재도 영속성을 지니지 못합니다.
오직 하나 영적인 가치만이 유효할 뿐이지요.

믿음입니다. 희망입니다. 사랑과 정의와, 원천적 생명에 대한 갈망입니다.
시간을 이길 수 있는 것. 나아가 죽음을 이길 수 있는 것.
<이것 때문이라면 기꺼이 죽을 수 있는 것> 하나 정도는 더욱 분명할 필요가 있는
연중 마지막 주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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