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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7-12-12 08:43:41, Hit : 343)
<숫자와 사람> 대림 제2주간 화요일

<대림 제2주간 화요일>

<숫자와 사람>

아침마다 제 책상에는 입원환자 숫자와 병동의 상황들이 보고됩니다. 전체 병상에서 가동되는 입원 병상이 얼만지, 외래환자 몇 퍼센트가 얼마나 늘고 줄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 업무라면 업무입니다.

사람이 아니라 숫자를 뒤지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어지간하면 보고받은 입원 환자들 중에 직원이나 성직자 수도자 가족들을 찾아가 봅니다. 숫자로만 존재했던 이들 중에 일부라도 찾아가보는 것이지요. 병실을 확인하고 들어가면 재미있습니다. 그 직원과 꼭 닮은 한 사람이 누워있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 들어오고, 입원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앓이를 하였는지를 듣게 됩니다. 숫자는 우리가 마치 큰 일하는 것처럼 만들지만 아닙니다. 그저 한 사람 한 사람을 우리는 만날 뿐이고 돌볼 뿐입니다.

우리에게 유일한 의미는 숫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있고, 우리가 지닐 수 있는 희망 또한 대단히 큰 청사진이나 비전 따위가 아니라 조각나 있는 한 사람에 있다는 사실을 햇수가 늘수록 깨달을 뿐입니다.

미션이 어쩌구, 비전이 어쩌구 떠듭니다. 저도 그런 것을 만드는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만, 저도 그럽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니?” 복음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복음적 사랑을 실천하자는 미션이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이며, 거창한 수식어와 타이틀로 치장한 비전이 막상 입원한 한 환자의 치유에 구체적이고도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아흔 아홉을 위한 것이 비전이고 미션이라면, 잃어버린 하나를 위한 것이 <복음>입니다. 숫자로 명기되고 분석되고 상승되어지는 바는 복음에는 빛이 나지 않습니다. 그 반대의 것, 없는 것, 남은 것, 소수의 작고 품과 쓸모가 없는 것들이 복음의 중심에 배치됩니다.

대림. 우리가 기다리는 것이 또 그 흔해빠진 숫자의 상승이 아니기를 바래봅니다.


루시아 소수의 작고 품과 쓸모가 없는 것들이 복음의 중심에 배치됩니다. 아멘~^^

작은 것들에 참의미를 일깨워주신 신부님 감사합니다.
사소한 일상 안에서 복음정신을 새롭게 노력하며 기쁘고 감사히 살겠습니다. 알렐루야~
  20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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