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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소리 님께서 남기신 글 (2004-04-21 17:37:43, Hit : 1069)
<어둠에서 빛으로> 부활 제2주간 수요일

<어둠에서 빛으로>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뭘까... 단지 세례를 받고 성당에 나와 성체를 영하고 가끔 생각날 적에 기도하는 것...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그것 이상의 의미여야하지 않을까...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사람은 죄인으로 판결 받지 않으나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이미 죄인으로 판결 받았다..."는 말씀이, 한 손에는 코란을 한 손에는 칼을 든 무슬림의 강요나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는 독점자의 협박이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예수는 무엇이관데 그를 믿고 믿지 않음에 따라 이토록 명확한 빛과 어둠이라는 구별로 나뉠 수 있단 말인가... 예수는 과연 무엇인가? 아니, 예수는 과연 나에게 무엇인가?

이경혜(가타리나)라는 자매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이화여대 불문학과 4학년 때, '포도막염'이라는 병을 얻어 그 날부터 서서히 시력을 잃기 시작한 자매입니다. 꿈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참 많았을 그 말괄량이 아가씨가 언제부턴가 빛을 잃기 시작한 셈이지요. 그녀의 투병기는 참으로 눈물겨웠습니다. 합병증으로 온 몸의 기운이 모두 다 빠져나가고 그런 시간이 10년, 아니 20년이 흘렀습니다.

캄캄한 암흑에, 나로서는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무지막지한 어둠에 고스란히 함몰되어 버린 이 자매를 두고 모두가 끝장난 인생이라고 여겼을 때...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은 인생이라고 여겼을 때... 그래서 그들이 모두 그녀의 곁을 떠나갔을 때... 그 어둠에서 그녀는 한 줄기 빛을 만났습니다. 예수라는 빛이었습니다.

내가 내 눈으로 세상을 보고, 내가 내 눈으로 본 모든 것만이 진리라고 믿었었는데 <빛을 잃고 나자 참된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답은 알 수 없지만... 이 자리가 끝이 아니게 해달라고 청원하였습니다. 그리고 정답을 알기보다 당신이 나와 함께 계심을 믿게 해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놀라운 변화는 이제부터였습니다. 그녀는 그 몸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젊은 시절에도 엄두내지 못한 프랑스 유학을 빛을 잃고 난 다음 떠났습니다. 그리고는 심리 상담사가 되어 돌아와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 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는 볼 줄 모르는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 또한 끝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서울에 올라가 사회복지사 자격증 시험을 쳐서 합격을 하고 서울 여성 시각장애인 협회에서 장애인들을 돕는 삶을 살아가고 계십니다.

오늘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정상인처럼 기차로 오가며 그녀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빛이 되고 있습니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다시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올해 나이 마흔 다섯, 이제는 내 눈으로 산 날보다 하느님의 눈으로 산 날이 더 많다고 말할 줄 아는 자매는 너무나도 밝습니다. 그 삶이 희망 덩어리가 되어 지금도 그녀를 찾는 사람들을 도리어 위로하며 살고 있습니다.

내 눈으로 산 날이 빛이었습니까? 시력은 잃었으나 하느님의 눈으로 산 날이 빛이었습니까? 우리가 빛이신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무슨 뜻이었습니까?

예수를 믿으면 천당이요, 예수를 믿지 않으면 지옥이라는 그 뜻이 무엇입니까?

예수를 믿는 사람은 어둠 속에서도 빛이 되는 사람이요,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은 빛 속에서도 어둠을 사는 사람입니다.

죄는 나만을 볼 줄 알게 만들고...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 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나마저도 볼 줄 모르게 만듭니다. 그런 어둠과 그런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길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이 이름만이 나를 다시 살게끔 만들어주는 이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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