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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09-01-27 06:22:09, Hit : 3697)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실 뿐입니다.> 유럽도 시위중입니다만.

몸은 이미 떠났는데, 가슴은 여전히 보따리를 싸지 못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곳에서 듣게되는 한국 사회의 <참담함>은 진통을 넘어 부끄러움으로 다가옵니다.

이곳 유럽도 못 살겠다 아우성입니다. 아일랜드도, 그리스도, 영국도, 유럽사회 또한 불어닥친 경제 한파 속에 많은 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돌도 던지고 불도 지릅니다. 그러나 시위대가 이렇게 타죽게 내몰지는 않습니다.

아니, 경찰 입장에서 비록 태워죽일 의도는 없었겠지만, 작금의 이 사태를 두고 마땅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마치 그들이 <적법하게> 죽은 것이라는 식의 사고들이 더 부끄럽게 합니다.

20년 전, 군사정권 하에 피 흘리던 시절, 비록 함께 하지는 않더라도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생명들에 대한 최소한의 “부채의식”의 있었는데, 이제는 그 염치마저도 잃어가는 것 같아, 그래서 더 마음 아픕니다.

사회의 약자가 어떤 대접을 받는가에 따라 한 나라의 품격, 대한민국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선진국의 수준이 결정될 것입니다.

설날 연휴를 앞두고 용산 희생자 유가족들의 성명서를 잃다, 부끄러워져 올립니다.


[유가족 성명서 전문]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실뿐입니다

날 연휴가 시작되었는데 이렇게 많이 추모회에 모여 감사드립니다. 사건 지나고 며칠 지났지만 유가족들은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참혹한 사건으로 한 순간에 남편을 잃고 나니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생각할지 머릿 속이 새까맣게 타버렸습니다.

우리 아저씨들이 과연 어떻게 돌아가시게 되었는지. 유가족들에게 아무런 말 없이 시신을 훼손하고 부검했는지 생각하면 답답한 마음 또한 어쩔 수 없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죽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집 없고 건물 없는 사람은 나가라면 나가라면 엄동설한에도 집에서 쫓겨나고 수십 년 장사한 곳에서도 고스란히 물러나는 것이 이 나라입니까.

좋아서 농성하고 옥상에 올라가겠습니까. 우리는 큰 욕심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저 세 끼 밥 먹고 자식들 굶지 않고 세 끼 먹고 살기만 해달라는 것밖에 우리는 바라는 것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왜 세상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힘들고 가혹한지 모르겠습니다. 모두 가장을 잃었습니다. 어린 자식과 어떻게 살지 벌써부터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진상을 밝히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살아왔는지, 왜 이렇게 죽어갔는지 온 세상이 진실을 알아야 합니다. 언제 우리가 쫓겨난다고 신문에서 써준 적 있습니까 언제 우리가 통곡한다고 텔레비전에 비춰준 적 있습니까. 우리가 살게만 해달라고 호소할 때 기자님들이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오늘 같은 일이 없었을 겁니다.

우리 아저씨가 돌아가시고 나니까 국회의원, 정치인도 찾아오곤 합니다. 우리가 어려울 때 우리가 필요할 때 우리를 한 번만 돌아봐 주셨으면 우리 아저씨는 안 죽어도 되었을 것입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하루 종일 우리 유가족은 시신이 어디 있는지 알 수도 없었고 시신을 볼 수도 없었습니다.

왜 내가 내 남편의 시신을 찾겠다는데 경찰의 허락 받아야 하고 왜 우리 경찰이 방패를 서고 막아섭니까. 싸우고 싸워서 간신히 시신을 확인하는 유가족의 원통하고 분한 마음을 짐작도 못하실 것입니다. 새까맣게 불에 그을린 시신은 부검이 되어 만신창이 됐습니다. 뭐가 그리 무서워서 찔리는게 많아 몇 시간 만에 부검을 해야 했을까요.

어떤 기자분이 그러시더군요. 법적으로는 가족 동의 없이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구요. 무슨 법이 그렇습니까. 무슨 법이 그렇게 야박합니까. 그 시신이 철거민 시신이 아니라 돈 많고 높은 사람 시신이었어도 그럴 수 있었을까요. 아닐 겁니까. 절대 아닐 겁니다. 우리는 집주인한테 무시당하고 정부한테 버림 받았습니다. 우리도 장사를 하면서 세금내고 장사했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주민도 아니라는 말입니까.

너무 억울하고 답답하지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우리 아저씨, 철거민 주민들의 진실을 밝혀낼 겁니다. 진실 밝혀내고 우리 아저씨 명예를 회복까지 우리는 절대로 죽지도 못할 겁니다. 국민 여러분 부탁드립니다. 힘을 보태주세요. 가난한 우리들 힘으로는 못합니다.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기자님들 제발 양심 좀 찾으세요. 불쌍한 우리를 두 번 죽이십니까. 조중동 기자님들 제발 그러지 마십시오. 경찰 특공대는 우리 아저씨를 죽였지만 여러분들은 우리 가족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우리 유가족들은 경찰이고 정부 사람이고 누구한테도 미안하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에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돈 많은 사람들만 행복하게 사는 나라 만들지 마시고 돈 없고 빽 없는 우리 철거민들 같은 사람들도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세요. 돈 없고 빽 없는 철거민들 살 수 있는 나라 만들어주세요. 다시는 우리처럼 불행한 사람들이 나와서는 안됩니다.

국민 여러분 부탁드립니다. 우리들의 절박한 심정을 알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정부는 사과해라, 책임자를 구속해라. 우리 아저씨를 살려내라> 목소리 높여 외치고 싶지만 오랜만에 명절에 고향가시는 분들 고향 편히 가시라고 소리 지르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실뿐입니다, 여러분 도와주십시오.

용산희생자 유가족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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