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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7-02 08:03:32, Hit : 213)
<호수>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호수>

무대 연출자 입장에서 오늘 복음의 구도를 살피면 좀 쉽겠습니다.  
호수를 중심으로 양 편으로 무대를 가를 수 있겠지요.
호수 건너편엔 제자들이 서 있고
또 한 편엔 사람들의 무리와 그들 속에 예수님이 계시는 구도입니다.

제자들은 이미 호수를 건너갔고,
호수 앞에서 예수님께서는
건너가려는 자와 건너가기를 미루는 자 모두에게
적당한 권고를 남기십니다.

건너가려는 자에게는 이 길의 무상성에 대하여,
건너가기를 미루는 자에게는 산 자에게 주어진 구원의 기회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건너편을 바라보게 하십니다.

무대 중앙을 차지하는 호수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호수를 중심으로 그분의 말씀을 따른 자들과
말씀과 부르심은 받았으나 여전히 니미적거리는 무리가 갈라지지요.
똑같은 말씀을 들었고,
똑같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만,
누군가는 호수를 건넜고 누군가는 여전히 호수 앞에서 주저합니다.

이 무대에 배치된 호수는
<다른 차원으로의 건너감>이라 하겠습니다.

현세적인 것에서 영원한 것으로.
속된 것에서 거룩한 것으로.
육적인 것에서 영적인 것으로.

비록 우리는 제한되고 한정되어 살고 있습니다만,
호수 너머의 이들을
삶 속에 깃든 거룩하고 영적이며 영원한 것을 향해 건너간 사람들...이라 부르는 것은
크게 틀리지 않을 듯 싶습니다.

건너고자 했으나 건너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
마지막 질문에는 생뚱맞게 무대 귀퉁이의 약수통에 조명이 떨어집니다.

산에 약숫물을 뜨러 갈 때는 빈 통을 들고 가야 합니다.
그래야 신선한 약수를 채울 수 있겠지요.

그런데 멍청하게 수돗물이 꽉 찬 통을 이고 지고 올라갔다가
그 통을 그대로 들고 내려오는 어리석은 이들이 적지 않더란 말이지요.

건너지 못한 호숫가처럼,
행여 내가 꽉 찬 통을 이고지고 예까지 온 것은 아닌지.

무릇. 큰 것을 얻으려면 더 큰 것을 버려야 하는 법이거늘,
하나도 버리지는 못한 채 얻으려고만 하는 사이,
호숫가엔
임자 없는 십자가만 나부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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