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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7-19 08:34:00, Hit : 233)
<전성기> 연중 제15주간 목요일

<연중 제15주간 목요일>

<전성기>

내가 과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사역의 사람인지,
아니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팔아 밥을 빌어먹고 사는 사람인지,
정직하게 자문할 필요가 있습니다.

몇 년 전, 독일과 영국, 프랑스와 스페인을 약 10여일간 강의를 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짧은 강론도 있었고, 2박 3일의 피정 지도 뿐만 아니라
개신교회 수양회 강연의 초청도 있었지요.
하루는 영국에서 다음날은 스페인에서, 정신없이 비행기를 갈아타며
몇 개국을 순회하는 강의와 피정 지도를 마치고 돌아오던 날,
지금이 내 인생의 전성기라고 생각했었지요.

한국에 돌아와 지난 5년을 병원 행정부원장으로 근무하였습니다.
매년 650억에서 680억 정도의 결재를 꼬박꼬박했으니
제 주제엔 과분한 일을 수행한 것이고,
또 얼마 전에는 전국가톨릭간호사회 피정을 주관하였는데
1박 2일 피정에 무려 5천만원이 넘는 돈을 썼을 만큼 큰 행사였고
덕분에 제 이름으로 첫 번째 책도 출간하게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지금이 내 인생의 전성기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강의와 피정과 책의 모든 주제어는 예수였고, 그분의 이름을 전하는 일이었지만
실은 그럴싸해보이는 그런 일들을 통하여 솔직히 나는 나의 이름이
더 근사하게 포장되는 것을 즐긴 것 또한 사실이었습니다.

안 해도 될 일을 굳이 벌려가며 무거운 짐을 스스로에게 지웠으나
모든 것 지나가고 돌이켜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내 인생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라는 복음을 전하는 사역자에게 전성기란
자기 것이라고는 하나도 남기지 아니하고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만이 전적으로 남아야 함을 깨달았기 때문이지요.

아직도 욕심이 적잖아, 거저 받은 것도 거저 돌려드리지 못하고
뭘 챙기고, 인정을 바라고, 환대를 기대하는 순간들이
온전히 예수 그리스도. 그의 전성기를 만들어드리지 못함을 자책합니다.

지나보면 부끄러움인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예수의 이름을 팔아 내 뱃속 기름기를 채우는 세월만은 아니기를.
이제껏 살아온 것보다 더 한 것이 주어지더라도 도망치지 않을 태세로
다시 복음 앞에 섭니다.

예수의 이름을 팔아 밥을 빌어먹는다 할지라도,
빌어먹는 밥 말고는 어떤 것도 바라지 않기를.
내가 아니라 당신의 전성기를
죽기 전에 이내 눈이 볼 수 있기를.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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