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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7-20 08:46:36, Hit : 375)
<안식일 2>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안식일 2>

고대 로마의 일곱 행성의 이름을 따서 요일을 정했다고 하지요. 달, 화성, 수성, 목성, 금성, 토성. 그리고 천체의 중심이자 가장 큰 행성인 태양. 이렇게 7일의 주기를 기본으로 하는 ‘율리우스력’에 따라 가장 중심에 해당하는 날(日)을 태양신에게 바쳐진 날, ‘Day of Sun’이라 하여 휴일로 선포한 것이 오늘날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로마황제 ‘시저’가 기초하였던 날간의 구분에 따라 일주일과 그리고 일요일을 삽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 문화가 정착되면서 태양신의 날은 그 이름을 달리하게 되는데 그것이 ‘주일’입니다. 말 그대로 ‘주님의 날’, ‘Dominica’. 태양신이 아니라 주님께서 마련하신 날이기 때문에 이 날을 주인이신 주님과 보내기 위해 거룩하게 지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누구는 여전이 일요일. 그냥 한주간의 노고 끝에 주어진 휴식으로 사는가 하면
누군가에게는 지난 한 주간의 내용을 완성하는 ‘주님의 날’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문화권 앞에 위치했던 유대문화에서의 ‘안식일’도 그런 개념이었습니다. 주님께 바쳐진 날이라는 것이지요. 안식일을 제외한 나머지 나날들은 일상에 해당됩니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노동하고 수고합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이고, 움켜쥐고 차지하고 획득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안식일은 다릅니다. 움켜쥔 것을 펴는 날이고, 차지한 것을 돌려놓는 날이며, 획득한 것의 임자가 누구인지를 깨우치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에게 안식일은 다시 일을 하기 위한 ‘휴식’이나 ‘막간’이 아니라, 6일이라는 시간의 내용이 완성되는 ‘절정’이요, 시간을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드러나는 ‘완성의 순간’이기에 안식일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가르쳤지요.

이런 안식일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하고 오늘 복음의 첫 구절부터 마지막 구절까지 읽어내려 간다면 예사롭지 않습니다. 안식일, 밀밭, 배고픔, 그리고 채 익지 않은 밀 이삭. 그리고 마지막, “사람의 아들이 안식일의 주인이다.”(마태 12,8) 말씀까지. 아침 강론을 길게 할 수는 없으니 아쉽긴합니다만, 이 하나하나의 단어들 모두는 시간의 주인을 향한 커다란 상징들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골자는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라는 것입니다. 아프고 싶지 않으나 아프고, 늙고 싶지 않으나 늙고, 죽고 싶지 않으나 죽어가고 있는 경각의 사람들에게 시간의 주인은 따로 있음을 깨달으라는 것입니다.

산다는 일이 저주나 절망이 아니라 축복이 되려면 시간의 주인께서 함께 계셔야 합니다. 굳이 시간의 분간을 따로 정하여 그 임자를 만나려했던 고시대 사람들의 시간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먹고 살아야 하는 오늘 하루의 일상 속에서도 부디 ‘안식일’의 비일상성이 이 하루의 축이 되기를. 안식일에 대하여 정리하는 묵상글에 덧붙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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