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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8-10-02 08:39:11, Hit : 396)
<수호천사> 수호천사 기념일

<수호천사 기념일>

(INTRO)
11년 동안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신부님을 위하여 기도하였습니다.
본당신부 시절에 만났던 자매님께서 병원에 찾아와 말씀해주십니다.
돌아서서 깨닫지요. 내가 잘나 사는 게 아니구나.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이들이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 겸손해질 수 있습니다.
수호천사 기념일은 그런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하루쯤은 우리 자신의 수호천사를 기억해드리도록 합시다.
잠시 침묵으로 미사를 준비합시다.

<천사>

힘들 때 정말 힘들다...라고 말할 사람이 있으신가요?
아플 때 진짜 아프다...라고 전할 사람이 누구던가요?
지치고 괴로워 그만 떠나고 싶을 때, 갈 곳은 있으십니까?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기도를 시작했을 겁니다.
아무리 힘들다 말해봐야 정작 자기 사는 일이 더 힘든 법이고,
아무리 아프다 말해봐야 내 아픈 만큼 아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데로 살고 싶어하지만
운명이라는 것이 그렇게 완벽한 자기 통제 속에서 흘러가는 것은 아닙니다.
한마디로 제어가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지요.

그러기 때문에 기도하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인생이 좋은 것이 되기를 다수의 사람들은 희망합니다.

지금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플 수 있고, 외로울 수 있고, 해도해도 안되는 나락에서 허우적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언젠가 이런 시간을 향하여, 그 때는 그랬었다고, 그 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고백할 날이 올 것입니다.
툭 털고, 모든 것 고마웠노라 말한 다음 찬찬히 돌아설 날이 올 것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것이 첫 번째 삶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록 나는 아니었으나 누군가 이미 대동소이한 이 길을 살았고
누군가 벌써 앞서 갔으며 또 누군가는 지금 내 뒤를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결국, 산다는 건 이 <방향>입니다. 고통당하고 안 당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운명이라는 이 방향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그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천사는 그 방향에 서 있는 존재라고 믿었습니다.

힘들고 아프고 지치고 괴로운, 고통을 없애는 존재가 아니라
그것들을 통하여 걸을 수 밖에 없는 이 길이
나쁘지 않으리라는 걸. 끝내 의미있는 행로가 되리라는 걸, 의지하게 해줍니다.

천사가 있느냐, 혹은 없느냐에 관한 믿음이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우리를 이끌어 가시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입니다.

천사는 결국 하느님의 뜻을 전할 뿐이고,
결국 살아야 하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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