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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6-21 08:44:36, Hit : 276)
<숫자> 2018. 06 직원 월례미사

<2018. 06. 20 직원월례 미사>

<숫자>

행정부원장 책상에 매일같이 도착되는 숫자들이 있습니다. 어제의 외래환자 숫자와 입원환자 숫자는 기본이고, 하루치의 입금액과 지출액 그리고 전일 이월된 금액과 가용할 수 있는 잔액 등등이 매일매일 숫자로 전달됩니다.

이 숫자들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메리놀이라는 병원이 이 지역사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드러나고, 그 증감에 따라 외부고객의 평가와 반응,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대한 구체적인 만족도가 체크되는, 일종의, 매일 치는 쪽지시험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숫자들 속에는 내부고객들도 있습니다. 이만큼의 성과를 내기 위해 온몸으로 일하고 계시는 우리들이지요. 간호본부의 팀장님이 병동 지원을 나가야 할만큼 빠듯하게 돌아가는 메리놀 간호사들의 수고가 들어있고, 진료부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부서들의 재빠른 지원 업무들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규직 564명과 계약, 용역직 105명을 포함한 모두 669명이 정해진 동선에 따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기에, 이제껏 단 하루도 구멍 나지 아니하고 제 책상에는 매일 같이 이 숫자들이 줄을 서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달라진 것도 있습니다. 5년 전 제 책상에 있던 숫자의 항목 가운데 사라진 타이틀이 있습니다. 당좌대월이라는 항목입니다. 하루 6,9%의 이자를 지급해가면서도 직원들 월급 밀리지 않기 위해 부산은행에 십 몇 억씩 빚을 내서 월급 먼저 주고 나중에 그거 갚느라고 빠져나가던 이자 계산했던 시절이 불과 5년 전입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제 책상 위의 쪽지에 더 이상 그런 항목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벌어서 우리가 월급을 나누어 갖게 된지 벌써 2,3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부산은행 지점장님을 만난 것이 지난해 말일 겁니다. 지점장이 제 방에 와서, 신부님, 왜 요즘 돈을 안 빌려 가십니까? 그러더군요. 제가 그랬습니다. 지점장님. 요즘 제 지갑이 따뜻해요. 미안합니다!

의료원장님. 병원장님. 모든 직원들 덕분에 행정부원장이 요즘은 돈 좀 빌려주세요. 소리 안하게 되니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습니다. 그것뿐이 아닙니다. 당좌대월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작년부터는 수십억은 아니지만 우리 메리놀이 적금도 열심히 붓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장비 구매하고 또 퇴직금 발생하고 할 때마다 여유자금이 없어서 골머리를 앓았는데, 더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 다짐하고 악착같이 병원장님이 한 푼 두 푼 모으신 덕분이지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밖으로는 그렇게 표가 안납니다. 뭐 또 표를 낼 필요도 없지요. 우리 살림 우리가 알아서 잘 살면 될 일은 그렇게 크게 떠벌일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굳이 말씀드리는 이유는 그렇습니다.

요즘 입원환자 숫자가 떨어지고 병상가동율이 주춤하면서 이래저래 맘고생하시는 소리가 들립니다. 행여나 우리 병원 살림이 안 좋은 것 아닌가! 우려하는 소리도 있구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우리가 메리놀을 포기하지 않으면 메리놀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누군데! 그 어려웠던 시절도 너끈히 견디어낸 우리가 조금 힘들다고 어만소리, 볼멘소리 할 사람들이 아닙니다!

메리놀 괜찮습니다! 우리가 마음만 합친다면, 우리는 괜찮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더 믿고, 병원이 있어 존재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이끌어온 이 현장을 끝까지 사랑할 사람들만 있으면 메리놀은 괜찮습니다.

어느덧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갑니다. 올해는 유독 욕심이 많습니다. 그동안 고생시킨 직원들 미안해서라도 뭘 더 많이 거두고 싶은 저의 욕심입니다. 한껏 욕심내게 좀 도와주십시오. 그래서 우리도 당당하게 올 년말이면 남은 흑자를 어떻게 나눌까, 고심 좀 심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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