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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6-11-23 11:24:42, Hit : 355)
<외로움이 괴로움>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외로움이 괴로움>

큰일을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것 하나 더 만드는 일은 어지간하면 피하려는 편입니다.
내 소유, 내 사람, 내 시간.
이 모든 것이 참 덧없다...는 것을 깨우쳐주는 ‘말세의 세상’이라 더욱 그러합니다.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세상이 이토록 시끄러운 것 아니겠습니까?
사유화하고 절대화하고, 단 하나도 침해받지 않고 고스란히 꽉 쥐고 있어야만
그게 안정이고 국익이고 국정이라고 생각하지만, 택도 없는 소리!
이제는 압니다.

가진 저네들끼리의 벌이는 악다구니 분탕질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이지요.
근본이 뭡니까? 일찍이 깨달은 바는,
누구나 예외없이, 뜻하지 않게 왔다가 원하지 않을 때 간다는 사실 뿐입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세상에는 내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거지요.

내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애통하고 원통하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앉는 거지요.
내 것인데 내 뜻대로 안되고 내 맘같이 되지를 않으니까요.
건강해야 하는데 아프고, 있어야 하는데 없고, 돈도 건강도 사랑도 자꾸만 사라지니까!
근데 그게 당연합니다. 이 간명한 진리를 알면서도 모른 척하니 어리석은 거지요.

가졌던 것을 잃었다... 생각마시고, 애시당초 가진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게 어떨까?
아니, 생각만이 아니라 진짜로 우리는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가진 것이 아니라 잠시 맡겨진 것 뿐이었습니다.
이름도 돈도 사랑도 자식도 건강도 시간도 이내 육신도 모두.

길게 보면 아주 잠시 맡겨진 것 뿐이었으니 그것이 사라지더라도 ‘잃었다!’고 표현할 것이 아니지요. 원래 내 것이 아니었는데요.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했으니 그야말로 사는 일이 생지옥판이었던 겁니다.

이제 그만 모든 것 내려놓고 하야하시라... 젊잖게 권고를 해도 그녀의 귓구멍에 들어갈 턱도 없는 까닭이 별 것 아닙니다. 왜 못내려놓을까? 고상한 이유가 아닙니다. 외로운 것이 싫을 뿐입니다!

모든 인간이 결국 혼자 죽어야 하는 외로운 목숨줄에 불과한 것인데, 정말로 인간은 외로움이 괴로움이란 걸. 그걸 마지막까지 피하고 싶어서 오만 것을 가지려고 하지만 내 가진 것 가운데 그 어떤 것도 이 외로움을 끝낼 것은 하나도 없음을.

오늘 복음은 이 외로움 앞에선 말세의 인간에게 유일한 희망이 됩니다.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고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루카 21,16-17) 외로움이 괴로움이 아니될 단 하나의 단서를 잃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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