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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께서 남기신 글 (2018-04-17 00:10:03, Hit : 280)
<밥, 세월호> 부활 제3주간 화요일

<부활 제3주간 화요일>

<밥. 세월호>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언하는 것이 복음서의 핵심이고,
그것을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이미지의 차용이 4복음서 모두에게 개진됩니다.
하지만, 유독 요한복음에 즐겨 사용되는 화법이 존재하지요.

“I am”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입니다.(요한 14,1-6)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요한 6,40)
요한복음에서는 자의식이 충만한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됩니다.

그러면서 이 대목에서 방점을 찍습니다.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요한 6,35)
우리로 치면 밥... 정도에 해당되는 표현일테지요.
“나는 밥이다. 나를 먹고, 너도 누군가의 밥이 되어다오!”

밥이 되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이 전문가 집단입니다.
따지고보면 뭐 그렇게 잘난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누군가의 밥... 되는 것은 죽기보다도 싫습니다.

어제, 두 시간 가까운 세월호 4주기 미사를
망부석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이 시대. 내가 누군가의 신세를 지고,
누군가가 지어주고, 되어준, 밥을 먹었다면.

나는 흘리지 않은 피를 그들이 흘리고
나는 쏟지 않은 땀을 그들이 쏟았으며
나는 아직 죽지 않은 이 목숨을 누군가는 죽어야 했다면,
그리고 그것들이 지금 내가 살아가는 밥...임이
통렬했던 까닭입니다.

먹어야 삽니다.
그리고 나는, 적어도 나의 살을 먹지는 않습니다.
남의 살을 먹어야 삽니다.  
그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밥 ‘되고’, 밥 ‘짓는’ 하루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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